좋은글 좋은시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대구해송 2018. 10. 25. 15:41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저마다 고운 빛깔로 익어 손짓하는 가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우리는 이토록 따숩게 손 잡을 때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부드러운 가슴 열어 품어줄 것만 같은 구름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동공에 빼곡히 담고 또 담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아직은 떠나보낼 수 없는 인연들
      갈꽃의 소담한 웃음
      탐스럽게 익어 유혹하는 열매
      눈길 머무는 곳마다 심장 뛰는 소리 들켜가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
      가슴에 가을을 적고 또 적네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0) 2018.11.11
                                          해질 무렵 어느날 / 공귀순  (0) 2018.11.11
                                          광 야 (曠野) / 이육사(李陸史)  (0) 2018.10.25
                                          시가 익느라고 / 이해인  (0) 2018.10.14
                                          꽃 / 청원 이명희  (0) 201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