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저마다 고운 빛깔로 익어 손짓하는 가을
떠날 때 떠나더라도
우리는 이토록 따숩게 손 잡을 때
눈부시게 푸르른 하늘
부드러운 가슴 열어 품어줄 것만 같은 구름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동공에 빼곡히 담고 또 담네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해도
아직은 떠나보낼 수 없는 인연들
갈꽃의 소담한 웃음
탐스럽게 익어 유혹하는 열매
눈길 머무는 곳마다 심장 뛰는 소리 들켜가며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어
가슴에 가을을 적고 또 적네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0) | 2018.11.11 |
---|---|
해질 무렵 어느날 / 공귀순 (0) | 2018.11.11 |
광 야 (曠野) / 이육사(李陸史) (0) | 2018.10.25 |
시가 익느라고 / 이해인 (0) | 2018.10.14 |
꽃 / 청원 이명희 (0) | 2018.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