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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사진첩을 / 조병화

대구해송 2018. 7. 15. 22:16



묵은 사진첩을 / 조병화

 

 

묵은 사진첩을 들추고 있노라니

까닭 모르는 슬픔이

왈칵, 내 몸에 배어 옵니다.

 

기쁜 얼굴도 그렇고

웃고 있는 얼굴도 그렇고

가만히 입 다물고 있는 얼굴도 그렇고

슬픈 얼굴은 더욱

슬프게 다가옵니다

 

기억 밖에 아주 묻혀 버린 얼굴들

기억 내에 아직 머물고 있는 얼굴들

어렴풋이 그때 그 시절, 생각나는 얼굴들

 

사진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니

눈물이 핑 돕니다

 


 

 (Anonymous Romance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