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 / 임은숙
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가
언제라고 생각해?
이름 모를 꽃향기 그윽한 숲길 따라
두 손 맞잡고 거닐 때?
타는 노을이 아름다워
서로의 눈가에 맺히는 이슬 닦아주던
감격의 시간?
두텁게 쌓인 흰 눈 위에
선명한 흔적 남기며
까르르 웃을 때?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함께임을 설명하기엔
지극히 충분하지만
진실로 우리가 가장 가까이 있을 때는
너와 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잊고 있을 때야
네 속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는 안정된 시간 속에서
지평선 저 멀리
너와 내가 닿게 될 우리만의 낙원을 꿈꿀 때...
그때가 바로
너와 나 가장 가까이 있을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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