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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 / 황동규

대구해송 2018. 4. 8. 13:25


















            미운 오리 새끼 / 황동규


'우리는 깨침에 대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가,

봄이 오면 풀과 나무는 절로 꽃 피우는데?'

불타의 말에 예수는 못 들은 척

산사에 오르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산이 꿈틀대더니

꽃의 파도가 되었다.

다시 보니 산이었다.

눈을 거두며 예수가 말했다.

'사람의 속모습은 거의 비슷하지.

겉으론 봄꽃 진 다음 여름꽃 피고

꽃인지 낟알인지 모를 걸 머리에 달고 가을 억새는

좋아서 물결치지만.'

'아예 하찮은 풀로 치부하고 살다가

어느 일순 환히 꽃 피우는 자는?'

불타의 말을 받아 예수가 속삭였다.

'겁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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