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 정두리(1947~ )
꽃이
예쁘지 않는 일은 없다.
열매가
소중하지 않는 일도 없다.
하나의 열매를 위하여
열 개의 꽃잎이 힘을 모으고
스무 개의 잎사귀들은
응원을 보내고
그런 다음에야
가을은
우리 눈에 보이면서
여물어 간다.
가을이
몸조심하는 것은
열매 때문이다
소중한 씨앗을 품었기 때문이다.
~
가을은 어머니 같구나. 그렇고말고. 소중한 열매를 품고 있으니.
열매를 위한 꽃의 보살핌은 살뜰하다. 꽃잎은 힘을 모으게, 잎사귀는 응원하게 했다.
새콤달콤한 상상력이다. '열 개, 스무 개'는 여럿이 나섰음을 뒷받침하는 시어로 맛깔스럽다.
(박두순 동시작가 본문 중)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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