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

대구해송 2017. 10. 16. 01:02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을이 오면

서늘한 가슴에서 낙엽처럼

지는 사람 하나 있네

치맛자락으로 가을을 담고

설레임 한 가득 뿌려 놓고

메마른 가슴을 요동치게 했던

눈매 고왔던 가시내야

네가 있어

가을이 그토록 아름다웠는데

너 없이도 가을은 오고

긴 세월이 지나도 돌아오는 가을은

한 가슴 무너지도록 아름답기만 하구나

그대 집 앞을 오가며

무수히 밟았던 낙엽

길가에 수북이 쌓여있으리라

함께

별을 헤던 가을밤

오늘 밤에는 젖은 잎새 하나

쓸쓸히 술잔에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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