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안도현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이 오시려나, 하구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 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 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당신을 사랑했으나 나는 한 번도 당신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오늘도 강가에 나가 쌀을 씻으며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 밥 한 그릇 맛있게 자시는 거 보려구요 숟가락 위에 자반 고등어 한 점 올려 드리려구요 거 참 잘 먹었네~ 그 말씀 한 마디 들으려구요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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