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인사 / 김현태
강자기 꼬리처럼
흔들거리는 햇살을 잡고
야트막한 공원에 산책을 간다
좁은 길목에서 만나는
오가는 사람들
모두다 오래 사귄 벗처럼
누가 먼저라 할 것없이
가벼운 인사를 건넨다
가슴이 뜨거운 사람은 주저없이 '안녕하세요' 말하고
눈빛이 맑은 사람은 눈가에 웃음을 만들어 던지며
손가락이 긴 아가씨는 가볍게 손을 살짝, 흔들다
좁은 길목에서 만나는
오가는 인연
이젠 내가 그들에게 인사를 건넬 차례다
좋은 아침입니다, 라고 할까,
작은 눈을 찡그리며 눈인사를 건넬까,
날이 갈수록 마디가 굵어지는 손가락을 보일까,
망설이다가, 고민하다가
이내
잠이 덜 깬 것처럼
꾸벅, 꾸벅 머리를 숙이며 걸어간다
(Tender Moment - Cathy Mart)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 이기철 (0) | 2020.01.12 |
---|---|
흔들리고 싶은 날 / 임은숙 (0) | 2019.11.11 |
안개꽃 / 정호승 (0) | 2019.11.11 |
비 온 뒤에 / 양성우 (0) | 2019.11.11 |
지푸라기 / 정호승 (0) | 2019.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