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바람 / 김남조

대구해송 2018. 5. 27. 16:05

 


 

 

 

 

 

 

 

 바람 / 김남조

 

 


바람 부네
바람 가는 데 세상 끝까지
바람 따라
나도 갈래


햇빛이야
청과(靑果) 연한 과육(果肉)에
수태(受胎)를 시키지만
바람은 과원(果園) 변두리나 슬슬 돌며
외로운 휘파람이나마
될 지 말지 하는 걸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이는
전생이 바람이었던 게야
바람의 의관(衣冠)쓰고
나들이 온 게지


바람이 좋아
바람끼리 훠이훠이 가는 게 좋아
헤어져도 먼저 가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아


바람 불면
바람따라 나도 갈래
바람 가는 데 멀리멀리 가서
바람의 색시나 될래 

 

 

 

 

 


 


 

Remembering - Tim Jan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