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금지된 장난 (Jeux Interdits) (1952) / Narciso Yepes

대구해송 2018. 4. 15. 21:07

훗날 '목로주점 (1956)', '태양은 가득히 (1960)', '파리는 안개에 젖어(1971)' 등을 감독했던
명장 '르네 클레망 (Rene Clement)'의 1952년작 프랑스 영화 '금지된 장난'입니다.



프랑스를 제외한 여러나라에서 히트한 영화인데요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Golden Lion)을
그리고 아카데미 영화제 비경쟁부문 외국어 영화 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가치는 무엇보다 영화 음악에서 거론할 수 있는데요
본 영화의 영화 음악을 맡은 스페인 출신의 기타리스트인 '나르시소 예페 (Narciso Yepes)'가
작자 미상의 스페인 민요를 기타로 편곡해서 연주한 '로망스'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데 공헌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역을 연기했던 브리짓 포세 (Brigitte Fossey, 1946 ~)와 조르주 푸줄리(Georges Poujouly, 1940-2000)의 연기가
무척 사실적이고 인상적이었던 영화입니다.


때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의 프랑스 침공이 이루어진 1940년 6월 프랑스 전쟁입니다.
파리에서 남으로 피난가는 민간인 행렬에 잔인하게 퍼부어지는 독일 전투기들의 공격.
부모와 사랑하는 애완견을 졸지에 잃은 5살 어린 여자 아이 폴레트 (브리짓 포세).
그녀는 죽은 애완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헤매다 인근의 농장주 아들인
미셸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숙식을 하게 되는데요.
폴레트에게 미셸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두 아이는 마치 친남매처럼 가까와집니다. 


그리고 둘은 근처 방앗간에 폴레트의 죽은 애완견을 묻게 되는데요

혼자 죽은 불쌍한 애완견에 친구를 만들어 준다며 둘은 그곳에

묘지를 만들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죽은 병아리며 쥐며 동물들을

묻고 근처에서 심지어 죽은 미셸의 형 운구차와 묘지에서 훔친 십자가들을

꽂아가며 나름대로 열성을 다해 두 사람만의 묘지를 만들어갑니다.


둘의 첫 십자가를 만드는 두 아이.



두 아이의 입장에서는 순수한 동심의 표현이었지만

현실의 어른들 입장에서는 용납하기 힘든 두 아이의 행동이기도 했지요.

영화의 제목 "금지된 장난'이 의미하는 것은 어른들의 시각이었습니다.


비록 전쟁을 곁자리에서 피해간 지역이기는 하지만 전투기들의 폭음소리와

폭탄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는 공포 속에서 동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두 사람.

두 아이는, 특히 미셸은 십자가를 훔치는 자신의 행동에 겁을 먹고 뉘우치기도

하지만 폴레트를 위해 집요하게 그 일을 계속합니다.

그는 가장 크고 멋진 십자가로 가장 멋진 폴레트의 애완견을 위한 묘지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합니다.


여러가지 갈등이 이어지고

결국 적십자로 보내지게 되는 폴레트.

묘지가 만들어진 곳을 알려주면 폴레트를 보내지 않겠다는 아버지의 거짓말에 속아

미셸은 폴레트를 잃지 않기 위해 묘지의 위치를 알려주지만

결국 폴레트는 미셸을 떠나 적십자로 보내집니다.

화가 난 미셸은 묘지의 십자가들을 부셔버리지요.


적십자 캠프에 홀로 남겨진 폴레트.

누군가 소리쳐 부르는 미셸이라는 소리에 

폴레트는 미셸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고 엄마를 찾는듯

어떤 여자의 뒤를 따라 군중 속으로 사라집니다.


로망스의 슬픈 멜로디가 이어지며 여운이 가시지 않는 라스트씬 중 한 장면입니다.



라스트씬



로망스 - 각기 조금 다른 느낌의 연주들.




실제 나르시소 예페의 공연 모습 (다소 특이한 10줄짜리 그의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