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네비게이션
네비게이션(navigation)은 '항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합성어로 '자동항법장치'라고 합니다. 필자는 몇 십 년 전 군 시절 항공기 정비를 하면서, 항공기에 장착된 네비게이션을 보았습니다. 항공기 네비게이션은 비행 항로를 안내해 주고, 목적지까지 임무를 완수해줄 수 있게 합니다. 당시 저는 '왜 비행기에만 이 장치가 있을까? 언젠가는 자동차에도 이 장치가 필요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날이 진짜 왔습니다. 이제 네비게이션 없는 자동차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네비게이션은 본래 군사적 목적으로 만 개발됐지만, 점점 민간에 그 기능의 일부가 이양됩니다. 전 세계 상공에 떠 있는 24개 GPS 위성에서 발사되는 데이터로 오차범위 100m 내에서 실시간으로 현재 위치를 계산해주는 것입니다.
즉 위치추적시스템(GPS) 단말기를 통해 위성에서 수신한 도로 정보를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에 보여주며, 이 정보를 간단히 조작해 현재 위치, 목적지까지의 지리정보, 원하는 위치까지 최단거리 등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이를 이용해 우리의 선박과 항공기에 상당한 치명타를 입히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인공위성에서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을 활용해 모바일과의 교신을 통해 '길' 안내 역할을 해 주는 장치가 바로 네비게이션입니다. 네비게이션 사전적 뜻은 항해, 항공이며, 대개 자동항법장치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과학이 발달되지 않았던 예수님 탄생 시절에는, '하늘의 네비게이션'인 큰 별을 따라, 동방박사 세 사람이 인류를 구원하실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고난의 행군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의 방해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당시 그 지역을 다스리던 헤롯입니다. 헤롯의 부탁에도, 동방박사들은 오직 주님을 향한 네비게이션의 지시대로 헤롯의 궁을 피하여,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분명 헤롯의 궁으로 갔더라면 그들은 융성한 대접을 받았으리라 상상을 해봅니다만, 그들은 오직 주님을 위한 기대와 열정으로, 지시한 네비게이션을 신뢰했던 믿음을 배워야 합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인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네비게이션이 지시하는 '길'을 따라, 40년이라는 긴 여정을 갔습니다. 그 네비게이션은 하나님께서 선택해 주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그 40년 중에서는 네비게이션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순종하며, 인간의 편의와 불신앙으로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역행하여 창조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들을 수없이 반복하므로, 큰 낭패를 당했던 것을 성경에서 배웁니다.
요나 선지자는 또 어떻습니까.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네비게이션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진실하고 선하신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만에 찬 자신의 뜻과 방법대로 불순종함으로써, 큰 낭패를 당하여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전력을 다하여 회개하여, 하나님의 네비게이션을 따라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큰일을 함으로써, 많은 니느웨 백성을 구원하는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믿는 성도들은 주님을 향한 네비게이션을 따라야 합니다. 성경은 분명 예수님만 믿고 신뢰하면 구원을 받으며, 천국을 차지한다고 쉽게 설명해 주고, 비유로도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유별나게 믿으려고 하는지요? 그리고 왜 어렵게 믿으려고 하는지요?
우리 시선을 하나님께로 향해야 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율법과 제물에만 집착되는 현상이 두드러져, 이 때문에 오히려 하나님을 잊고 율법과 제사를 매개로 사람 위에 군림하였음을 알아야 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분명 구원을 얻는다고 약속하셨고, 그 가운데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범적 행위를 소개하셨으며, 산상수훈인 팔복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지만 그 가르침은 망각한 채, 오로지 사람들 위에 군림하면서 예수님은 사라지고, 지켜야 할 율법과 바쳐야 하는 제사만으로 믿음 생활을 다 한 줄로 착각하는 지도자들이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는 거짓 지도자들의 잘못된 군림으로 많은 양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분명 주님께서는 주님만 믿고 신뢰하면 천국을 차지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지도자는 자신의 교회를 떠나가면 쭉정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회개는 없고 남 탓만 합니다.
그리고 일부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권한을 오버하여, 천국과 지옥을 자신이 보내는 것처럼 '여기 천국 갈 사람은 자신이 잘 봐 줘서 1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 목자도 있습니다. 또 걸핏하면 '사탄아 물러가라! 다른 교회로 가라'고 하는 목자도 있어,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성도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이 목자의 사명 아닌가요? 자신의 편이 아니면 모두 지옥 간다고 하는 거짓 목자들의 누룩을 조심해야 하는데, 조심할 것들을 분간할 줄 모른 채 오직 아멘만을 외치는 양들도 있어 그저 불쌍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보여주시는 네비게이션의 지시에 따라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 자비로우신 분이며, 우리 같은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사랑하심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사셨던 당시의 병자들은 죄 때문에 벌을 받은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지만, 이를 깨시고 낫고자 하는 자와 믿는 자들의 병을 다 고쳐 주셨습니다. 당시 지도자들은 모든 불행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벌이라고 가르쳤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런 불행과 벌의 출처가 하나님이 아니라고 가르치며 그들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특히 하나님께서는 자녀들이 불행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가페의 절대적이며 무한하신 사랑이심을 우리는 분명히 믿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나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이는 신앙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인생을 항해라고도 합니다. 망망대해에서 거친 파도와 싸우며, 때로는 험한 수난을 겪습니다. 자신의 교만과 고집, 그리고 불순종 때문에 많은 고통을 당하면서도 뉘우침이 없는 인간들은, 또 다시 주님을 고통스러운 골고다 언덕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다(요 14:6)'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되고 첨단장비로 모든 것이 수월하게 해결되더라도, 인간에게는 종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두뇌와 얄팍한 가슴으로 만든 네비게이션만으로도 가고자 하는 초행길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갈 수 있습니다. 길 안내뿐 아니라 요즘에는 차량사고나 도난 감지, 운전 경로 안내, 교통정보 및 생활정보와 게임까지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에 없는 최고의 시대를 누리며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주님의 길과는 전혀 무관한 탐욕의 네비게이션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본을 보여주신 사랑의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세상을 향해 베풀며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교회는 전반적인 위상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일부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본연의 모습과 거리가 먼 빗나간 언행으로 품위를 손상시키고 있어, 주님께서 주시는 네비게이션을 바르게 따라가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앙의 진실은 주님이 몸소 행하셨던 '이웃 사랑'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믿노라 하면서 행함이 없으면 분명 죽은 믿음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그저 흘려 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웃 작은 교회들을 큰 교회가 보살피고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작은교회를 위해 재능을 기부하는 이들을 비아냥거리며, 마치 교회 성도를 빼앗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큰 교회가 이웃 작은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도와준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개척교회나 작은 교회 성도들은 정말 힘이 솟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은 교회를 도와준다면서 얄팍한 술수로 가면을 쓰고 있다면, 그것은 네비게이션이 오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교회를 위하여 기도하며 도와주는 일이 곧 바로 선교요 주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감동이요 행복한 순간입니다.
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수수방관하며 눈치만 보던 이들이, 교회가 정상화되자 우쭐댑니다. 그들은 오히려 교회 회복을 위해 그렇게 수고했던 이들을 모함합니다. 그렇게 배신했던 이들이 충성을 다했던 것으로 뒤바뀌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모르시는 줄 알고 있나 봅니다. 인간 사회에서도 CCTV로 다 밝히는데, 하물며 머리털까지 세시는 하나님의 책에 저장돼 있음을 모르는 어리석은 지도자들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의 네비게이션은 오직 주님을 향해 무장돼야 합니다. 누가 뭐라 하든 성경에서 일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의 공생애는 하나님께서 안내하시는 네비게이션을 따라 혼신을 다해 임무를 감당한 것이었습니다. 공생애에서 손수 가르치신 네비게이션대로 하나 하나 믿고 사랑하며,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네비게이션은 말에 있지 않습니다. 오직 나서서 행하는 것입니다. 자존감이나 교만 따위는 팽개쳐야 합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탐심은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며, 눈을 가리우고, 양심이 둔하여 무감각해지며, 점차 어두운 길로 가게 하는 지옥행 네비게이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우리는 서로 신뢰하고 사람들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을 형편에 따라 대우하고, 편견 속에서 판단하며, 그리스도가 일러주는 네비게이션대로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오직 사탄들이 즐기는 네비게이션을 따라간다면, 분명 지옥으로 향한 길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존중받고 귀하게 여김 받는,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웃에게 넘치는 정을 보내며 주님의 네비게이션을 소개하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효준 은퇴장로(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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