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 / 유라시아의 아침(Eurasia Achim) 앨범에서 (키타/최이철, 베이스/김정욱, 퍼커슨/정정배)
음악들
박정대(1965~,강원도 정선)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 달리는 소리,
위구르, 위구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 / 오세영 (0) | 2017.11.30 |
---|---|
12월의 기도 /목필균 (0) | 2017.11.30 |
사랑의 허물 / 윤후명 (0) | 2017.11.29 |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 김용택 (0) | 2017.11.26 |
눈의 묵시록 / 송종찬 (0) | 2017.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