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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인의 독백 / 이의선

대구해송 2025. 5. 7. 23:40

어느 노인의 독백 / 이의선

 

젊었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 쓰고
결혼해서는 집 산다고 재형저축
째째하게 살았다.

중년이 되어서는
애들 대학 보낸다 허리띠 졸라매고
늙어서 돌아보니
나는 간데 없고 노인 하나 앉아 있다.

이는 흔들리고 임플란트 겁난다
한두개라면 몰라도...

무릎속엔 쥐새끼 한마리가 산다.
움직이면 찍찍 소리내며 지랄이다.

잉크 번진 신문활자 읽을 수가 없어
안경끼고 안경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걸으면 숨차고 달리면 다리아프고
앉으면 허리아프고 누우면 여기가 관인가?

좋은 직장 나가는 며느리 얻었노라
자랑 했더니 애 봐주느라 골병이고

자식한테 어쩌다 용돈 한번 타고 나면
손자 신발 사주고 빈털털이 금방이네.

효도관광 하래서 마지못해 나갔더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외로운 집에서
이쁜 손주 안올때는 눈빠지게 보고싶고

오랜만에 와서는 이방 저방 뛰어 다녀
축구공에 맞은듯 정신줄이 혼미하다.

마음만 청춘이면 미친거지 정상인가
마음도 노인 몸까지 노인
견디다 버티다 더 이상 막히면
출소가 없는 요양원이라네~

비싸게 돈주고 감옥에 간다.
석방도 안해주고 탈옥도 할수 없는곳
무기징역 모범수 되면 감형될까?
그것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죄 지으며 살았으니
별 수가 없구나.
공소시효 있으면 안가도 될까?

아하~
그것이 인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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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
말하지 않아도
눈물이 먼저 흐른다.

웃던 얼굴,
함께 하던 그 친구들……

하나둘……
먼저 떠났다.

사진은 남아있지만,
목소리는 없다.
전화번호는 있지만,
걸 데가 없네

남은 건
약봉지,
침묵,
그리고…… 기다림뿐이다.

나도 곧 가겠지.
멀지 않았다.
오래 준비했기에……
이제는…… 무섭지도 않다.

세상은 여전하고,
나는 점점 작아진다.
이불 하나면……
충분한 삶이 되었다.

사람은……
결국 혼자 오고,
혼자 가는구나.

그게…… 인생이다.
참……
무상한 인생이다.

……
아……
그나저나
이 나라가 잘되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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