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수

‘적그리스도’(Antichrist)가 되지 않는 법

대구해송 2020. 10. 4. 21:34

‘적그리스도’(Antichrist)가 되지 않는 법

 

우리들은 흔히 교회를 가리켜서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다.’ 혹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인이시다.’라고 말한다. 아마도 그러한 의미로서 모든 교회들의 예배당에 예수 그리스도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십자가가 건물의 가장 높은 자리에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교회들의 예배당 건물에 높이 세워진 십자가는, 바로 그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나타내 보이는 것이리라.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인이심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 교회의 회중이 모이는 건물인 예배당에 십자가를 높이 세우는 것으로서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만일 그것이 타당하다고 한다면, 온갖 부패와 타락이 만연해 있는 교회들의 예배당에 걸린 십자가들은 어떻게 이해하며 설명할 수가 있겠는가?

 

더구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5항을 보면 “하늘 아래under heaven의 순수한 교회라 할지라도 혼합과 오류로 타락한다. 그리고 일부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라 사탄의 회집이 될 만큼 타락해 버린다.”고 하여, 교회당에 높이 걸린 십자가가 결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되심을 보증할 수 없음을 명백히 고백하고 있다. 이 지상에서, 교회는 언제든지 혼합과 오류로 타락해 버릴 수가 있는 것이다.

 

 

※ 종교개혁의 교회에서는 '교황'과 같이, 최종적인 판단의 권한을 행사하는 자가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말씀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죄악 행해

 

그런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언급하는 교회의 타락의 모습은, 현대교회들이 보여주는 것과 같이 금전적 타락이나 성적 타락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성경의 진리, 곧 순수한 교리의 “혼합과 오류mixture and error”에 대한 것이다. 왜냐하면 성경의 순수한 교리가 그릇된 이론들과 혼합되고, 마침내 오류에 휩싸이게 될 때에 야기되는 것이 바로 금전적인 타락과 성적 타락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대교회들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정[헌금]과 관련한 비리와 사역자들의 성적인 추문scandal들에 대한 비판과 자정의 목소리는, 이러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관점에서 보자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목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타락한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에, 언제든지 타락한 인간의 본성은 온갖 죄악들을 실제로 행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들은 어떻게 하여 그리스도를 교회의 유일한[또한 최고의] 머리로 할 수가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하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은 교회에 관하여 비가시적인invisible 천상의 교회와 가시적인visible 지상의 교회를 구별하여 언급하는데, 특히 2항에서 가시적인 지상의 교회에 관해 고백하기를 “이 교회[지상의 가시적인 교회]는 세계 곳곳의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진다.”고 하면서, “이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Kingdom이요, 하나님의 집이자 가족이며, 이를 떠나서는 구원의 가능성이 통상적으로 없다.”고 했다. 우리의 구주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 외에 없으시니, 그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이자 가족이며 집인 교회[가시적인 지상의 교회]를 떠나서는 구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스도 이름 부르는 자들‥ 그에 대한 이해·고백 전제

 

무엇보다 그러한 교회는 “참된 신앙true religion을 고백하는” 사람들로 된 것임을 2항에서는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다. 이 지상에서 교회가 구원의 유일한 방주로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집에 해당하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로 된 회중congregation이며, 그런 회중일지라도 그저 무조건적으로 모인 회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로서의 회중을 가리켜서 ‘교회’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서는 고전 1:2절에서 사도 바울이 말하는 교회, 즉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언급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구절에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대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들과 또 각처에서 우리의 주 곧 그들과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이라고 했는데,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상고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하나님의 이름에는 그 분의 신적 속성이 함축되어 있다. 이름 그 자체에 하나님의 속성이 내포되어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호칭되는 이름은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이 축약되어 있다. 그러므로 고전 1:2절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이라는 말은, 그저 ‘예수’라는 이름을 부르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예수’라는 이름에 함축되어 있는 ‘메시아’ 혹은 ‘그리스도’로서의 속성에 대한 이해와 고백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받은 자들”과 멀리 “각처에서 우리의 주 곧 그들과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신앙을 고백하는 고린도 지역의 모든 자들을 가리켜서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라고 한 것이다.

 

그런즉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2조는, 지상의 가시적인 교회를 가리켜서 “세계 곳곳의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들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므로 성경과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의 공적인 신앙고백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의 교회에 대한 신앙 가운데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주로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이상으로, 소위 ‘그리스도론’Christology에 대한 이해와 전제를 함축하고 있는 예수의 호칭 가운데 포괄되는 광범위한 신학의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론과 관련하여 사도 바울은 고전 1:2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서 “주”, 곧 헬라어 ‘퀴리오스’로 칭하고 있다.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구속자, 혹은 구원자로서의 의미 이전에 주Lord로서의 권위를 앞세워 인정하고 고백하는 자들로서의 교회를 좀 더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주님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는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 있어, ‘머리’ 곧 ‘주인’이 되시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성경의 맥락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2항에서 가시적인 지상의 교회에 대해, “이것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Kingdom이요, 하나님의 집이자 가족”이라고 고백한다.

 

 

※ 교회에서 독재하는 자는,

스스로 적그리스도의 길을 향하는 것이다.

적그리스도, 교회서 ‘주인’ 행세

 

하지만 기독교의 역사뿐만 아니라 인류의 모든 역사에 있어서,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들 가운데에는 항상 ‘머리’요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들이 있어왔다. 그러한 자들을 가리켜서 우리들은 흔히 ‘독재자’라 칭하는데, 세상의 독재적 군주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회로 호칭되는 곳에서도 아주 흔하게 그처럼 머리요 주인의 자리[권좌]에 앉고자 하는 자들이 있어왔던 것이다.

 

바로 그러한 대표적 인물이 바로 ‘교황’(Ⲡⲁⲡⲁ)이라 불리는 자인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6항은 그러므로 “주 예수 그리스도 외에 교회의 다른 머리는 없다.”고 하면서 곧바로 교황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는 고백을 진술하고 있다. 즉 “교황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이른바 하나님으로 불러지는 모든 것’을 적대하여 제 자신을 높이는 그 적그리스도(that Antichrist)요, 그 죄의 사람that man of sin, 곧 멸망의 아들son of perdition이다.”라고 했다.

 

그러면 적그리스도인 교황의 특징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머리’ 곧 ‘주인’으로 행세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머리 혹은 주인으로 행세한다는 말은 그가 교회의 가장 높은 자리[권좌]에 앉아 있는 것으로서, 교회에서 최종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는 자로서 있는 것을 가리킨다. 바로 이 점에 있어서 로마 가톨릭교회가 아니라 하더라도, 교회의 모든 의사결정이나 운영에 관한 결정을 독단으로 수행하는 자리일 수 있는 담임목사의 자리가 바로 교회의 가장 높은 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자리가 교회 가운데 존재하게 될 때에, 그 자리에 앉아있는 목사는 교황과 똑같은 적그리스도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에서 독재자[혹은 실권자]로서 행사하는 자는, 그가 목사이건 장로이건 간에 적그리스도를 실천적으로 천명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교회에서 전횡을 일삼는 순간, 그는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자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직접적으로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의 노릇을 일삼는 것이다. 그런데도 얼마나 많은 교회들 가운데 교회의 가장 높은 자리에 목사 혹은 장로들이 앉아서,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는가?

 

예수께서 머리인 교회, 직분·말씀·규례가 선 교회

 

사실,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에 얼씬도 못하게 하는 교회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이단들이라 할지라도 예수를 그리스도로서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시고 가르치신 직분과 말씀, 그리고 규례가 확고히 서지 않은 교회는, 실질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 혹은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회다.

 

교회의 직분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말씀에 따라 온전히 세워지며, 교회의 예배와 모든 운영 등에 있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말씀대로 이뤄지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고 전하도록 하신 말씀만을 설교로 선포하는 교회야말로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세워지고 운영되는 교회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 가운데서는 수많은 적그리스도들이, 예수께서 홀로 유일하게 앉아 계셔야만 하는 자리에 적그리스도와 같이 무지하고 완고한 사람들이 앉아있다. 과거 종교개혁 이전의 로마 가톨릭교회에서가 아니라, 이제는 수많은 개신교회들에 각각 독재자들이 적그리스도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즉 한시라도 교회에서 실권을 쥔 독재자로서 군림하는 사역자나 직분자들이 있다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시고 가르치신 바에 대해 알지 못하고 부족할 뿐인 교회로서 운영되고 있다면, 바로 그 사람들과 그 때에 교회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하나님을 예배하는 교회”(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25장 5항)가 아니라 “사탄의 회집”으로 있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성례(마 28:19)와 설교, 그리고 치리(마 28:20)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깨닫기를 힘쓰는 가운데서 비로소 교회의 일꾼들이 오히려 적그리스도가 되지 않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하기를 바란다. 오직 그것만이 교회의 일꾼들이 오히려 적그리스도가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