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허윤정
까치 한 마리
비젖은
전신주에서 울고 있다
서럽게 가버린 날들도
그리움으로 울고 있다
나르시스여
너는 시들은 꽃잎 속에
지워 버린 눈물이다
죽은 자와
산 자를 가르는
세월의 앙금 속에
한 가닥 슬픔을 흉내내듯
풍향기는
날개 끝에 돌아간다
바람은 저쪽으로 불다가
다시 이쪽으로 불어오고
그늘 짙은 나무들은
이 여름을
손짓한다
(Breeze In My Mind - Eunice Hwang)
'좋은글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맹인의 등불 (0) | 2018.06.10 |
---|---|
노을에게 / 허윤정 (0) | 2018.06.09 |
사람이 풍경이다 / 허영숙 (0) | 2018.06.09 |
꽃을 보려면 / 정호승 (0) | 2018.06.09 |
우리에게는 세가지 눈이 필요합니다 (0) | 201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