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세월 / 허윤정

대구해송 2018. 6. 9. 05:41


세월 / 허윤정

    

 

까치 한 마리

비젖은

전신주에서 울고 있다

 

서럽게 가버린 날들도

그리움으로 울고 있다

 

나르시스여

너는 시들은 꽃잎 속에

지워 버린 눈물이다

 

죽은 자와

산 자를 가르는

세월의 앙금 속에

 

한 가닥 슬픔을 흉내내듯

풍향기는

날개 끝에 돌아간다

 

바람은 저쪽으로 불다가

다시 이쪽으로 불어오고

 

그늘 짙은 나무들은

이 여름을

손짓한다

 


 

(Breeze In My Mind - Eunice 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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