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수

주초 고민하는 선배께

대구해송 2018. 4. 15. 17:13

주초 고민하는 선배께



대학교 선배 A는 열정적인 분입니다. 집에선 다정하고 회사에선 유능합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교회에 나가는데 주일 예배도 거르는 법이 없습니다. 저에겐 학교도 교회도 선배인 셈입니다. 

A선배가 요즘 교회를 옮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술과 담배를 끊으라고 권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 하는데 술 담배 안 할 수 있나” 하는 푸념은 호소로 이어집니다. “주일 예배 드리면 몸도 마음도 개운해지는데, 술도 담배도 교회도 다 안 끊을 수 없을까.” 초신자인 저는 이럴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페북지기 지저스터치 여섯 번째 이야기 주제는 주초(酒草·술과 담배) 문제입니다. 해답을 얻기 위해 지난달 29일 페친(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술과 담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틀간 올라온 의견은 대부분 술과 담배에 비판적이었습니다. 페친들은 술과 담배가 하나님의 성전인 우리의 몸을 해칠 수 있으니 멀리하는 게 옳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의견이 비슷한지 놀라울 정도였는데, 다만 금주와 금연을 권유하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이지형씨는 하나님께 의지하면 술과 담배를 자연스레 멀리하게 된다는 내용의 댓글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모태신앙인이라는 이씨는 가볍게 시작된 술에 점차 빠져들었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결혼하고 나서도 10년 가까이 술이나 담배를 입에 대지 않다가 남편 따라 가끔 맥주를 마시게 됐다”면서 “그러다 보니 어느새 고기나 치킨, 찌개, 부침개 등을 먹을 때마다 술을 찾는 나를 발견했다”고 적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술에 중독된 것입니다. 이씨는 “술과 담배에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충만한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면 자연스레 금주 금연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백승운씨는 ‘주초=나쁘다’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초에 의존하는 것은 하나님과 멀어지는 죄라고 썼습니다. 백씨는 “성경을 보면 포도주와 같은 술은 하나님이 인생을 즐겁게 살라며 권장하는 느낌이 많이 난다”면서도 “술에 취해 판단이 흐려지는 것은 확실히 잘못된 일”이라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술과 담배를 무작정 금지하는 행동이 오히려 비신앙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서동민씨는 “교회에서 술과 담배를 금지하면 새로운 율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라면서 “술과 담배를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거나 여가생활로 즐긴다면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썼습니다. 

김보언씨 또한 “단번에 술과 담배를 끊을 수 없는 초신자들을 내 신앙의 눈으로 정죄해선 안 될 일”이라면서도 “그분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스스로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경에는 술과 담배가 나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요한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은 초대 받은 혼례에 포도주가 떨어지자 여섯 항아리에 담긴 물을 포도주로 바꿔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엔 명백한 기준이 있습니다. ‘술에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엡 5:18)’라거나 ‘너희 몸은 그리스도의 지체이고 몸은 음란을 위해 있지 않다(고전 6:13∼15)’는 구절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자, 이제 A선배에게 해줄 답변은 정해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술 담배 끊으셔야 할 듯. 술독에서 수영하고 담배 피우면서 조깅하듯 하나님을 뵐 수는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