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수

감격으로 사는 사람

대구해송 2018. 2. 5. 06:08

감격으로 사는 사람


조건회 목사(예능교회)

등록일:2018-02-04 11:03:48

 ▲조건회 예능교회 목사 ⓒ데일리굿뉴스

18세기 영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Christopher Wren)이 세인트폴 성당을 재건할 때의 일입니다. 여러 해가 걸리는 큰 공사를 추진해 나가던 어느 날, 크리스토퍼 렌은 평상복 차림으로 공사 현장에 나가보았습니다. 그는 채석장에서 돌을 다듬느라고 수고하는 한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습니까?" 이 사람은 묻는 사람 얼굴도 쳐다보지 않고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여섯 자 길이에 석 자 폭 되는 돌을 다듬고 있소." 그는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 사람 역시 반갑지 않다는 듯이 건성으로 대답합니다. "다 입에 풀칠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오. 벌써 몇 해째 이렇게 돌만 다듬고 있소." 그런데 세 번째 사람은 똑같은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는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집을 짓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사역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격스러워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 돌을 다듬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 사람 중에서 어느 쪽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평생을 어떤 식으로 살아오셨습니까?
 
현대인은 옛날과 비교하면 가진 것은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기쁨이 없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것 같은데 왠지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내 처지와 내 형편을 몹시도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내 형편을 저주하면서 살아갑니다. 어쩌면 모든 것으로부터 버려진 존재요,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인 것처럼 그렇게 우울한 나날을 보냅니다. 기쁨도 없고 감격도 없습니다. 이것이 현대인의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그러나 행복함에 대한 감격은 깨달음에서 옵니다. 결코 소유의 문제가 아니요, 사건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엄청난 사건이 있고 아무리 큰사랑을 받는다 해도 깨달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감격이 없습니다. 아무 기쁨도 없습니다. 참된 감격은 진리와 사랑 안에서 발견되는 자아인식(自我認識)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신발이 없다고 불평했습니다. 있는 신발도 많지만 옷 색깔과 맞지 않고 유행에 뒤떨어진다고 해서 잔뜩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새 구두를 사겠다고 구둣가게에 갔는데 역시 못마땅했습니다. 이 구두도 시원찮고 저 구두도 시원찮고… 그저 신었다 벗었다 하면서 가게 안을 다 돌아보아도 마음에 쏙 드는 구두가 없었습니다. 있는 대로 짜증을 내고 불평을 하면서 다른 가게로 들어가려 하는데 뒤에서 아주 밝은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두 다리를 잃은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노래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문득 생각했습니다. "누구는 두 발이 없어서 아예 신발을 신을 수 조차 없는 사람도 있는데 어째서 나는 구두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렇게 불평만 하고 있는 것일까."
 
불평에는 끝이 없습니다. 깨닫는 자에게만 진정으로 감격이 있습니다. 소유가 아니라 소유됨이요, 찾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입니다. 내가 찾아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깨달아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의 편지 빌립보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 3:8~9) 사랑 안에 있는 자기를 발견하려 한다고 고백합니다. 감격은 절대적 사랑에 대한 바른 응답입니다. 가장 온전하고 가장 뚜렷한 구체적인 사랑의 고백입니다. 하나님 안에 있는 자신의 가치를 늘 재발견하고 감격하며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