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목마와 숙녀 / 박인환 시 , 박인희 낭송

대구해송 2017. 7. 2. 21:50

목마와 숙녀 / 박인환 시 , 박인희 낭송


 초록이 싱그럽고 매미소리가 요란한 여름의 끝자락에서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시 한구절을 감상한다해서 크게 어색하지는 않겠죠.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박인환시인의 <목마와숙녀>

 

맑고 고운 목소리를 가진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인희씨가 낭송합니다.

 

눈으로 시를 읽지 마시고 눈을 감고 귀로 들어보세요....꼭...

  

영국의 유명한 여류 소설가인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가 형식의 시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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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숙녀

 

(박인환 시, 박인희 낭송)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生涯)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淑女)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少女)는

정원(庭園)의 초목(草木) 옆에서 자라고

문학(文學)이 죽고...

인생(人生)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木馬)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作別)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燈臺)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未來)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木馬) 소리를 기억(記憶)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죽든

그저 가슴에 남은 희미한 의식(意識)을 붙잡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두 개의 바위 틈을 지나 청춘(靑春)을 찾는 뱀과 같이

눈을 뜨고 한 잔의 술을 마셔야 한다.

 

인생(人生)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雜誌)의 표지(表紙)처럼 통속(通俗)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는 하늘에 있고

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

가을 바람 소리는

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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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예민한 여고1학년..

인생이란 무엇인가, 산다는건 또 무엇인가 많은 생각으로 번민해 있을 때

이 시를 참 많이도 감상하고 외우고 다녔습니다.

그 시절엔 직접 예쁘게 꾸민 시집노트 한 권씩 가방에 안 갖고 다닌 아이들이 없었고

서로 바꿔가며 누가 가장 예쁘게 꾸몄나 바꿔 보면서 밤을 지새웠던 시절이었죠.

시집목록에 빠지지 않고  채워주던 주옥같은 시인과 시집들..

 

결혼할 때 다른책은 친정에 놯두고 왔지만 

손 때묻은 몇 권의 시집은 들고 와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면 읽어 보곤 한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박인환시인의 <목마와 숙녀>...

책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기 쉬운 위치에 꼽아 놓아 안 읽어도 눈도장을 찍는시집이죠.


그 목마와 숙녀가 닉네임이 되어 이젠 제 이름 석자보다 더 많이 불려지고 쓰여지고 있으니..

방울소리 울리며 목마와 숙녀.....  인사 올립니다.

목마 탄 숙녀도 세월을 비껴가지 못해 반백년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해를 거듭할 수록 닉네임을 바꿔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앞선님들의 7일간의 일기에 알콩달콩 남자친구 얘기할 때 딸의 미래 남친을 생각하며 미소지었고

창창하게 펼치는 꿈을 이야기할 때 그저 건강히 무탈하게 식구들이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의 꿈이고

새로운 전공으로 다시 공부에 재도전하는 모습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만이 들 뿐이죠.

 

늘 반복된 똑같은 나의 생활...

일기로 써 놓으면 어떤 글이 되어질까 저 또한 궁금해 지네요.

혼자 보는 일기는 가슴속에 있는 어떤 마음을 털어놓아도 부끄럼이 없을 텐데

이렇게 많은 님들 앞에서 공개되는 일기라 얼마나 솔직하게 마음이 표현될까,

속내를 너무 드러내 나중에 괜히 지우고 싶어지면 어쩌나 시작전 부터 이런저런 걱정스런 맘이 들었답니다. 

 


민밋한 일상의 중년을 살아나가는 모습이니 다른님들 처럼 통통튀는 일기가 못 될지라도

고리타분해 하지 마시고 끝까지 함께 읽어 주시고 많은 격려로 용기 잃지않도록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괜한 걱정이 늘거든요..

시작이 반이라고 시작했으니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써 보겠습니다.

 

인연이 뭔지..

우연히 올 1월에 알게된 이 카페에 학창시절에나 쓰고, 잊고 있었던 일기를 쓰게 될 줄이야..

색다른 경험을 해 보라 기회를 주신 예쁜글씨님께 감사을 드리면서

박인환시인의  <목마와 숙녀>...시한편 감상으로 오늘의 일기를 마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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