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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 한하운

대구해송 2019. 5. 12. 19:34




삶 / 한하운

 

 

 

지나가버린 것은

모두가 다 아름다웠다.

 

여기 있는 것 남은 것은

()이다 벌이다 문둥이다.

 

옛날에 서서

우러러보던 하늘은

아직도 푸르기만 하다마는.

 

아 꽃과 같던 삶과

꽃일 수 없는 삶과의

갈등(葛藤) 사잇길에 쩔룩거리며 섰다.

 

잠깐이라도 이 낯선 집

추녀밑에 서서 우는 것은

욕이다 벌이다 문둥이다.

    

 

    (Amazing Grace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