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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 임은숙

대구해송 2018. 11. 11. 19:12






을의 노래 / 임은숙


     



가을은

허무한 탄식으로 시작된다


도망치 듯 스쳐간

봄과 여름이

그 흔적마저 말끔히 지우려고

여기저기 굵직한 붓질을 한다


단풍처럼

눈시울을 붉혀도 괜찮은 계절


가을엔

누군들 슬프지 아니하리


꽃이 진 자리마다

깊어가는 상처

아픔이어라

슬픔이어라


떨어지는 낙엽 한 장

지금은 침묵을 필요로 하는 시간

하고 싶은 말은

가슴 깊이 접어두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