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빌어보는 세상이 기대하지 않는 복
새해에 빌어보는 세상이 기대하지 않는 복
새해가 되면 복 받으라는 덕담을 주고받는다.
복은 사전적으로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 또는 거기서 얻는 행복’을 뜻한다.
새해에 복 받으라는 말은 하는 일마다 바라는 대로 이뤄져 행복하길 바란다는 뜻이다.
슬픈 것은 삶이 복으로만 가득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시험만 봤다 하면 척척 붙고 하는 프로젝트마다 성공을 거두며
마음에 딱 맞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세상의 인정만 받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새해에도 실수하고 넘어질 것이 분명하다.
가슴에 분노가 끓어오르는 순간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일도 만날 것이다.
햇빛이 비치는 맑고 따뜻한 날도 있겠지만 비가 오는 궂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런 2018년을 앞두고 세상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과 다른 복을 빌어본다.
◇ 높아지기보다 낮아지기를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가고 성공하면 마음도 덩달아 높아져 대접받고자 한다.
“너 내가 몇 살인지 알아”라든가 “후밴데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가?”,
“내 지위에 이런 대접을 받아야겠어?”,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이런 마음이 자주 생긴다.
이렇게 마음이 높아지면 거슬리는 사람이나 일이 늘어난다.
잘난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니 짜증이 나는 것이다.
내 눈에 가시 같은 그 사람은 마음이 높아져 넘어지기 쉬운 내게 조심하라고 경고해주는 은인이다.
새해에는 나이 많다고, 회사 생활 오래 했다고,
조금 성공했다고 마음이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낮아지는 복을 누리길 기원한다.
낮아진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 내 눈에 거슬리는 그 사람이
나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 잡아주는 인생의 복임을 알고 감사하기를 원한다.
◇ 누리기보다 섬기기를
우리는 성공이나 행복, 인정 같은 결실을 누리기를 원하며 그 결실을 따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런 좋은 것들은 추구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역설은 성공이나 행복, 쾌락을 목표물로 두고 추구하면 오히려 그것들로부터 멀어진다는 데 있다.
우리가 새해에 받기를 원하는 좋은 것들, 돈이나 성공, 행복 같은 결실은
자신의 사명을 다하는 과정 중에 얻어지는 선물 같은 것이다.
사명이란 청소 같이 작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명의 삶을 살 수 있다.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로 섬기는 사명의 삶을 살다 보면
기쁨이나 행복 때론 돈까지도 따라오게 된다.
새해엔 달콤한 성공과 세상 인정의 결실을 누리기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사명으로 섬기는 복을 받기를 기대한다.
◇ 고난을 원망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를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이 ‘몸의 가시’라고 표현하는 고통을 없애 달라고 기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하나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며 고통을 없애주지 않으신다.
그리고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고 덧붙이신다.
왜 내게 이런 힘든 일이 일어났을까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내 부모, 내 배우자, 내 자녀, 내 직장은 왜 이럴까 속상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생각한다.
"계속해서 햇볕만 내리쬐면 사막이 된다."(중국 격언)
햇볕 같이 좋은 일만 계속되며 승승장구하면 마음이 높아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
못 나가는 사람이나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마음이 사막처럼 변해 버린다.
역경은 비와 같이 우리 인생을 적셔 사고의 지경을 넓혀주고 세상에 대한 성찰을 깊게 한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는 성경 구절처럼 우리는 고난 앞에서 더할 나위 없이 약해지지만
그 약함을 통해 오히려 마음이 성장하는 경험을 한다.
세상에 이유 없는 고난은 없다.
새해엔 어떤 힘든 일을 당하더라도
내 마음을 생명이 움틀 수 있는 토양으로 만들어주는 비로 받아들이고
설사 폭풍우가 몰아치더라도
더 큰 사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양분으로 받아들이는 복을 얻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