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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가에서 / 조병화

대구해송 2017. 12. 21. 05:40






        난로가에서 / 조병화

        난로가에 훌훌 소리를 내며
        불꽃을 피우고 있다
        ​피어오르는 불꽃은 작은 열을 내며
        언 마음을 풀어준다

        ​늙어 갈수록 가난해지는 마음
        외로워지는 마음
        그리워지는 마음
        허전해지는 마음
        텅, 비어가는 마음

        ​약해질대로 약해진 마음
        가랑잎처럼 애련해진 마음
        ​난로는 온종일 훌훌
        열을 내며, 하나 하나
        그 마음을 덮혀준다

        혹시나 눈이라도 내리나
        창밖을 내다보니
        ​바람이 훅, 훅, 지나간다
        ​어디로 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