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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산이 젖고 있다 / 이성선

대구해송 2017. 8. 12. 05:29





빈 산이 젖고 있다 / 이성선

 

 

등잔 앞에서

하늘의 목소리를 듣는다.

 

누가 하늘까지

아픈 지상의 일을 시로 옮겨

새벽 눈동자를 젖게 하는가

너무나 무거운 허공

산과 신이 눈뜨는 밤

핏물처럼 젖물처럼

내 육신을 적시며 뿌려지는

별의 무리

 

죽음의 눈동자보다 골짜기 깊나

한 강물이 내려눕고

흔들리는 등잔 뒤에

빈 산이 젖고 있다.



  


(Still loving you - Scorp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