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시

여름 속으로 / 윤수천

대구해송 2017. 7. 16. 21:53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장용길

        여름 속으로 / 윤수천

        돌아가고 싶다
        뜨거운 폭양 속으로
        피라미떼 하얀 건반처럼 뛰어놀던
        그 시냇물
        악동들 물장구치던 그 여름 속으로

        뜨거운 맨살의 땅으로 돌아가고 싶다
        악동들 다시 불러모아
        온 산천을 발칵 뒤집어놓고 싶다
        매미들도 불러다가
        한바탕 축제를 열고 싶다

        쇠꼬챙이처럼 내리꽂히는 불볕화살
        가마솥 같은 여름 한낮에
        온몸 열어 태우고 싶다
        온갖 세상의 땟자국들을
        말끔히 지우고 싶다